조선의 건국

1. 고려 말의 정치 상황

(1) 권문세족의 횡포

고려 말기 친원파 권문세족이 문란하여 정치권력을 독점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대토지를 소유해 농민을 편입시켜 광대한 농장을 경영하였다. 농장은 면세, 면역의 특권이 있었기 때문에 권문세족의 농장이 확대되면서 국가 재정은 점차 약화되어갔고, 불교 사원마저 권문세족과 결탁하여 농민을 수탈하였다. 그로 인해 백성들의 생활은 극도로 어려워졌고 정치 기강은 문란해졌다. 그 가운데 공민왕의 개혁 정치는 원의 압력과 권문세족의 방해로 실패하였다.

(2) 신진사대부의 성장

고려 후기 권문세족과 대립하며 성장한 신진 사대부들은 공민왕의 개혁 정치에 참여하면서, 성균관을 중심으로 세력을 결집시켰다. 이들은 홍건적과 왜구의 침략을 격퇴시키며 부상한 신흥 무인 세력인 이성계와 손을 잡고 개혁을 추친 하고자 하였다. 신진 사대부들은 성리학을 바탕으로 권문세족의 횡포와 불교의 폐단을 비판하였다.

 

2. 위화도 회군과 신진사대부의 균열

(1) 위화도 회군(1388)

고려 말 신진 사대부들과 신흥 무인 세력은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을 계기로 권력을 장악하고 본격적인 개혁의 계기를 마련하였다.

(2) 신진 사대부의 균열

새 왕조를 세우는데 대하여 신진 사대부들 사이에는 사원 경제의 폐단과 토지 소유 등 사회 모순에 대한 개혁의 방향을 둘러싸고 다른 의견이 존재하였다. 이색, 정몽주 등 대다수의 온건 개혁파들은 개혁에는 찬성하였지만, 고려 왕조의 틀 안에서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하려 하였다. 반면, 정도전, 조준 등 급진 개혁파는 고려 왕조를 멸망시키고 토지개혁과 함께 새 왕조를 건설하자는 역성혁명을 주장하였다.

 

3. 급진 개혁파의 조선 건국

(1) 정치적 실권 장악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는 급진 개혁파 정도전, 조준, 남은 등은 왜구 토벌 과정에서 큰 공을 세워 백성들의 두터운 신망을 얻은 이성계와 손을 잡고 세력을 이루었다. 위화도 회군을 계기로 급진 개혁파는 창왕(1388~1389)을 몰아내고 공양왕(1389~1392)을 세우면서 정치적 실권마저 잡았다.

(2) 전제 개혁 단행

이들은 당시 최대의 쟁점이었던 전제 개혁을 단행하여 과전법을 시행하였다(1391). 전국의 토지를 조사한 후 대농장을 혁파하고 과전법을 실시한 결과, 토지를 몰수당한 권문세족은 몰락하고 국가 재정은 확충되었으며, 신진 사대부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기반을 확대하였다.

(3) 조선 건국

고려 말 이성계와 신진 사대부는 위화도 회군(1388)과 과전법 실시(1391)를 통해 권력을 장악하였다. 고려 왕조를 부정하고 역성혁명을 주장하는 급진 개혁파 정도전, 조준 등은 점진적인 개혁을 주장하던 온건 개혁파 정몽주 등의 세력을 제거하고 도평의사사를 장악하였다. 그리고 이성계는 왕으로 추대되어 공양왕(1389~1392)에게 왕위를 물려받고 조선을 건국하였다(1392).

 

과전법(1391)

고려 말 조준 등 신진 사대부가 중심이 되어 경기 일대의 토지를 관료에게 분배하고 수조권을 지급한 토지 제도이다.

즉, 개인에게 수조권을 주는 사전을 축소하고, 국가가 수조권을 가지는 공전을 크게 확대한 제도이다. 그 결과 다양한 방법으로 농장을 확대하던 권문세족의 경제 기반은 약화되고, 관직에 진출한 신진 사대부의 경제 기반은 강화되었다.